원기 108년 4월 초록공동유무념 : 더 읽을거리

나무와 숲도 고통 받고 있습니다.

봄과 가을의 산불이 이제는 계절을 타지 않고 시도 때도 없이 타오릅니다. 우리나라는 2017년~2020년 산불 피해 면적이 평균 2천 137ha 정도라고 하는데, 이는 지난 10년 평균의 5배나 된다고 합니다. 왜 산불이 잦아진 걸까요? 아직 명확한 과학적 근거가 나오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지만, 유엔환경계획(UNEP)의 2022년 산불 관련 보고서에서 주목할 부분이 있습니다.

이 보고서에서는 산불이 점점 더 많아지고 강해질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전 세계의 산불은 2030년까지 최대 14%, 2050년까지 30%가 늘어날 수 있다고 해요. 그 이유로 ‘기후위기로 인한 공기의 온도 상승, 가뭄 증가, 강력한 바람’ 그리고 ‘토지 개발과 오염’ 등을 언급합니다. 이 때문에 앞으로의 산불은 점점 거세지고 불타오르는 기간도 길어질 것이라 경고합니다.

숲의 위기는 산불에서 멈추지 않습니다. 다양한 서식지에 적응해서 살아온 나무들은 가장 먼저 기후가 바뀐 것을 온 몸으로 맞닥트립니다.

2021년 여름, 서울시립미술관 입구에서 죽은 나무를 보았습니다. 백두대간인 함백산의 정암사 부근에서 발견한 전나무였습니다. 이 나무는 기후위기 스트레스로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처럼 부러지거나 뿌리 뽑혀 쓰러지는 현상은 강한 바람과 추위를 견디며 자라는 침엽수에게서 흔치 않은 일이라고 합니다.

점차 눈이 오는 양은 줄고,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나무는 허약해지기 쉬워지며, 강한 바람이 불면 이처럼 부러지는 일이 나타납니다. 최근 10년 사이에 눈에 띄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아고산대의 침엽수 지대를 넘어 점차 낮은 곳에서도 나무들의 ‘기후스트레스’ 증상이 나타납니다. 노쇠, 병 등이 원인일 수도 있어서 자세한 연구가 필요하지만 전 세계적인 기후위기 앞에 나무라고 영향을 안 받을 리가 없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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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예술 프로젝트 ‘기후미술관: 우리 집의 생애’ 전시 2021.6.8~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