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기 109년 (2024년) 1월 5일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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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준비가 되어 있나요?

청룡의 해라는 갑자년 첫 용트림은 일본 서부 노토반도가 요동친 지진경보였습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처음으로 규모 7.6 지진과 대형 쓰나미 경보가 함께 발령이 되었고, 우리나라 동해안에도 해일 주의가 내려져 강원도는 비상대응 태세에 돌입하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우리는 큰 피해없이 지나고 있지만 일본에서는 1월 5일까지 확인된 사망자가 84명에 이르고 주택침수, 화재로 건물 200여동 소실, 신칸센 운행 중단, 노토공항에 500여명 고립 등 재난피해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가장 걱정스러운 곳인 인근 핵발전소도 무탈하지는 않았습니다. 시카원전은 변압기 기름이 새고 폭발이 있었는가 하면 원전 2곳에서 고준위 방사능 덩어리인 핵폐기물 저장조 물이 흘러 넘쳐 방사능 오염이 심각히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새 해 첫날인데 자연재해는 봐주지 않았습니다. 언제든, 불쑥, 덮칠 수 있는 것이 자연재난임을 서늘하게 알려준 일본 지진은 지금도 여진으로 계속 우리네 삶을 흔들고 있어 걱정입니다.

2016년 경주 지진, 2017년 포항 지진으로 한동안 ‘비상 배낭’을 준비하고 대피장소를 물색하는 등 재난대비에 관심이 모아지기도 했었지만 어느새 느슨해진 우리의 준비, 다시 점검해야 할 때입니다. 당시 관심을 모았던 일본 도쿄방재 매뉴얼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30년 이내에 70%의 확률로 발생한다고 예측된 직하지진, 당신은 그 준비가 되어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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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재책자 '도쿄방재'

자연재난 행동요령 아시나요?

각종 재난이 빈번해지고 있지만 정작 ‘시도 때도 없이 울리는 재난문자’에 사람들은 피로감을 느끼거나 구체적인 행동 지침을 알려주지 않아 우왕좌왕할 뿐이라는 불만이 많습니다. 재난발생 시 국민행동요령을 알려주는 국민재난안전포털 사이트가 있지만 막상 재난이 발생했을 때 사이트를 접속해 정보를 찾아 대응한다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습니다. 재난 경보 문자에 ‘안전한 곳으로 대피’ 하라고 할 것이 아니라 대피장소와 방법을 한번에 확인할 수 있도록 해당 정보로 연결되는 정보제공이 필요합니다.

더구나 이번 일본 지진처럼 지진과 쓰나미가 동시에 덮칠 경우, 산불과 핵발전소 정전사고로 블랙아웃이 되는 경우, 태풍 침수와 통신장애가 동시에 발생할 경우 등 복합재난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에 대한 대비도 절실합니다. 현재 국민재난안전 포털에서 알려주는 방법은 지진, 홍수, 산불 등 각각의 재난에 대한 것 뿐입니다. 몇가지 재난이 동시에 발생하면 개별 재난에 대처하는 행동요령이 무용지물인 상황이 되기 쉽습니다. 특히 통신장애나 대피가 불가능한 도로 침수나 붕괴 등의 비상상황에 어디로 어떻게 대피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