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기 109년 (2024년) 2월 23일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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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오염수 투기, ‘모든’ 게 기준치 이하

일본 도쿄전력은 이달 말에 핵오염수 7,800톤을 바다에 버릴 예정입니다. 벌써 네 번째입니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내년 3월까지 총 54,600톤을 버리겠다고 합니다. 세계 어디에서도 겪어본 적 없는 이 상황을 30년이나 하겠다는데, 어쩌면 더 걸릴 수도 있습니다. 매일 90톤의 핵오염수가 새로 생기기 때문입니다. 그야말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입니다. 무엇보다도 핵오염수 자체가 문제입니다. 무려 핵연료와 직접 닿은 물입니다. 잘 걸러낸다고 하지만 여전히 우리 몸에 치명적인 세슘, 스트론튬, 요오드와 같은 방사성 화학물질이 남아있습니다. 심지어 최근에는 정화가 덜 된 핵오염수가 누출되거나 노동자들이 피폭당한 사고도 있었습니다. 대체 어떻게 안심할 수 있을까요?


일본 전문가도 지적하는 핵오염수 처리 방법

며칠 전, 국내 일간지에 실린 일본 전문가 인터뷰를 소개합니다. 후쿠시마 핵사고 수습 과정에 참여했던 스즈키 교수는 과학과 기술 중심의 설명은 안전도, 신뢰도 얻기 힘들다고 답했습니다. 핵발전소 해체에 집중해도 모자랄 판에 다짜고짜 핵오염수를 바다에 버리는 일부터 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또한 당장 치명적이지는 않을지라도 해양생태계를 시작으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에 공감한다고 했습니다. 그는 일단 방류를 중단하고,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는 독립적인 감독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일 원자력 전문가의 호소 “오염수 방류 멈추고, 독립 감독기구 만들어야"


우리나라 정부가 핵오염수 문제를 쉬쉬하는 이유

이처럼 일본에서도 반대 의견이 나오고 있는데 우리나라 정부는 여전히 긍정적입니다. 오히려 혈세를 낭비하면서 핵오염수가 안전하다는 홍보도 했습니다.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걸까요? 핵발전을 국책 사업으로 밀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부는 크게 공들이지 않아도 핵마피아들이 하던 걸 하면 되는, 낡은 핵발전소 10기를 계속 쓰며 2기 이상의 핵발전소를 새로 짓고, SMR이라는 새로운 핵발전 수출 사업을 꾸리는데 꽂혀 있습니다. 그러니 핵오염수는 위험하며 방류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면, 본인들의 핵발전 사업도 영향을 받을 거라 판단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