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기 109년 (2024년) 11월 1일 발행
지난 10월 30일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공청회 당시 체포되었던 지역활동가에게 휴대폰에 대한 압수 수색연장이 발급·집행되었습니다. 지난 9월 26일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공청회장에서 핵발전소 비중은 높이고 재생에너지는 낮아진 거꾸로 가는 에너지정책에 반대하는 의견을 전달하기 위해 공청회장을 찾은 기후·환경활동가 18명에게 경찰은 뒷수갑을 채워 체포·연행했습니다.
체포·연행과정에서 손을 뒤로 꺾어 수갑을 채우기도 하고 여성활동가를 남성 경찰이 신체를 구속하는 등 강압적이고 폭력적인 연행 이후 한 달여 만에 연행자의 핸드폰을 압수하고 포렌식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영장에서 검찰은 당시 연행자들이 “공청회 방해를 사전 계획하고 공모했다”는 증거를 찾기 위해 “텔레그램 단톡방에 대해 압수수색이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지만, 문제의 본질은 11기 노후핵발전소 수명연장과 신규 3호기, 소형핵발전소 추진 등 윤석열 정부의 핵발전확대 정책에 있습니다.
지난 9월에 발표된 ‘세계원자력산업현황보고서 2024’는 1990년 처음 신규 핵발전소가 11기로 폐쇄 핵발전소 12기보다 적어지기 시작했고 2003년 이후 꾸준히 감소했다고 밝혔습니다. 2004~2023년 20년 동안 신규 핵발전소가 102기였던 반면, 폐쇄된 핵발전소는 104기였습니다. 게다가 신규 가운데 49기가 중국 것이라, 중국을 제외하면 이 기간 세계적으로 51기가 줄었습니다.
지난 5년(2019~2023년)만 놓고 봐도 신규 27기, 폐쇄 39기로 12기가 감소했습니다. 한국이 2009년 아랍에미리트 바라카 핵발전소 이후 15년 동안 수출 실적이 없었던 것은 이런 상황 때문입니다. 세계의 신규 핵발전 시장은 사실상 러시아가 장악하고 있습니다. 지난 7월 1일 기준 세계적으로 건설 중인 핵발전소가 59기인데, 이 가운데 20기를 러시아가 건설 중입니다.
나머지 39기 가운데 37기는 각국이 자국 기술로 짓고 남은 2기는 프랑스, 영국이 짓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세계 핵산업은 전성기였던 1970~1980년대 이후 꾸준히 사양길을 걷고 있습니다. 24조 원의 수익이 기대된다던 체코 핵발전소 수출도 프랑스와 미국 핵산업계의 지적재산권 문제로 난항이 예상됩니다.
세계 에너지시장에서 핵발전 비중은 2022년 기준 9.2%으로 점점 낮아지고 있습니다. 핵발전은 기후위기로 인해 위험이 가중되고, 안전성 강화와 사고처리 비용이 상승하면서 비싼 에너지원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게다가 대책 없는 핵폐기물 때문에라도 핵발전은 하루라도 빨리 인류사회에서 퇴장해야 합니다.
624차 생명·평화·탈핵순례는 11차 전력수급계획 백지화를 위해 애쓰고 있는 전국의 에너지 시민들을 위해 기도하며 핵발전 말고 태양과 바람에너지가 밝히는 안전한 세상을 향한 발걸음을 내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