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기 110년 (2025년) 1월 17일 발행
핵발전 진영은 여전히 사고를 우습게 여기고 있습니다. 우려스러운 일이 벌어졌는데도 별 것 아닌 것처럼 넘어가려 하고,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기본은 지적 사항을 무시한 채 승인했습니다. 사업자가 괜찮다고 하고, 규제기관이 문제없다고 하면 사고는 없던 일이거나 일어날 리 없는 억측이 되는 현실이 참담합니다. 시국이 평안할 때에도 우리나라 핵발전의 사고 소식은 국민에게 잘 전해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조그만 징후도 예의주시하고 귀기울여야 합니다. 핵발전소 사고는 사람의 의지와 기술로 회복하기 쉬운 분야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생명평화탈핵순례 635차 레터는 최근 우리나라에서 벌어진 두 소식을 전합니다.
1. 방사성 폐기물이 흘러나왔는데 괜찮다고요?
1월 12일 오전 10시 5분경 , 30년 가까이 된 경주의 월성 2호기의 저농도 방사성물질 저장탱크에서 ‘감시를 받지 않은’ 액체 폐기물이 바다로 흘러가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사람의 실수나 기계 결함으로 밸브가 열려 있었다고 합니다. 배출량은 약 29톤이며, 방사능의 양과 농도는 평소와 같은 ‘기준치 이하’이고 미미하다며 주민들의 건강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경주환경운동연합은 이번에 배출된 방사능 물질 중 하나인 삼중수소가 연간 배출 제한의 10만분의 1 수준이라면, 방사성 폐기물 290만톤을 바다에 버려도 법적으로 문제될 게 없음을 실토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사고 소식은 시간이 한참 지난 오후 5시 이후 한수원(한국수력원자원)의 ‘SMS알리미’ 서비스 신청자에 한해 문자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월성 핵발전소는 상대적으로 각종 누출사고가 발생해 온 곳입니다. 이번에도 미미한 사고로 결론짓고 쉬쉬하는 모습은, 부실한 안전 체계로 운영함을 증명한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2. 새로 짓는 핵발전소 사고관리를 대충 정하자고요?
1월 9일에 있었던 원안위(원자력안전위원회)의 새해 첫 회의가 논란이 되었습니다. 신규 핵발전소에 속하는 울산의 새울 1, 2호기와 울진의 신한울 1, 2호기의 사고관리계획서를 승인했기 때문입니다. APR1400이라고 하는 이 사고관리계획서는 사고 완화 대안 평가를 포햄해 최신 안전기준(NUREG-1555)을 적용하지 않았으며, 항공기 충돌 사고 대비 등 보완 요구를 받아왔습니다. 방사선 환경영향이 큰 영역의 사고관리 내용도 빠진 채, 결과보고서만 공개한 상태라 더욱 신뢰를 받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원안위는 이미 핵발전소들이 완공되었기에 보완이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법적 평가를 생략하고, 방사선 영향이 적은 사고만 대비하는 계획을 통과시킨 건 원안위가 규제기관으로서 자격이 있는지 의심스러울 따름입니다. 원안위는 안전을 책임지는 기관이 아니라 사업자인 한수원과 핵마피아 지원기관이라는 의심이 강하게 들 수밖에 없습니다.